검증 대상 선정
인터넷을 통한 취재가 보편화되면서 소셜미디어 인용 보도가 증가하고 있다. 그에 따라 자신이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콘텐츠가 별도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기사화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최태원 SK 그룹 회장은 개인 인스타그램 프로필 소개란에 ‘기사화 원하지 않습니다’라는 문장을 기재해 두었다(유수진, 2024). 이러한 보도 경향을 두고 법조계 전문가가 “연예인의 SNS도 동의를 받지 않으면 침해”라고 꼬집은 바 있다(박정선, 2020).
검증 명제
언론이 작성자 동의 없이 소셜미디어의 게시물을 기사화하는 것은 불법이다
주요 개념 정의
- 언론: 일반적으로 TV, 라디오, 신문과 같은 대중미디어(mass media)를 일컫는다. 한국에서는 대체로 ‘보도(journalism) 활동을 하는 매체’의 의미가 강하다.
- 소셜미디어: 한국에서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라는 표현이 통용되는 편이지만, 여기서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소셜미디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소셜미디어는 일종의 개인미디어(personal media)로 조직, 기관이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매스미디어와 대립되는 개념이다.
- 불법: 일반적으로 형사상 법률 위반에 해당하는 사안을 가리킨다.
검증 방법
- 취재방법
본 연구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저작자의 의사에 반하여 인용한 보도의 적법성을 논하기 위해 문헌연구 방법을 채택하였다. 구체적으로, 연구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한국의 법 조항과 판례 및 해외 사례와의 비교를 위한 미국의 판례를 조사하였다. 이는 법적·제도적 측면에서 소셜미디어 사용과 관련된 다양한 관점을 비교·분석하고자 하는 본 연구의 목적에 부합하는 방식이다. 우선, 연구자는 주요 검색 엔진을 활용하여 관련 키워드(예: “소셜미디어 인용보도 저작권”, “미국 소셜미디어 인용보도 판례”, “한국 저작권법”)를 중심으로 정보를 수집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식적인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데이터베이스 및 권위 있는 학술 자료 위주로 선정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연구 주제와의 연관성을 기준으로 분류하여, 특정 사례나 법적 해석이 논의된 맥락을 파악하고 이를 정리하였다. 이러한 방법론은 법적 규정과 실제 판례 간의 상관성을 분석하고, 실제 취재보도 시 적용할 수 있는 법리적 접근을 도출하는 데 유용하였다. 연구자는 이러한 절차를 통해 검증명제에 대한 주요 논점과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 참고문헌
- 유수정. (2021). 소셜미디어 취재원 인용에 대한 연구. 미디어, 젠더 & 문화, 36(3), 5-46, 10.38196/mgc.2021.09.36.3.5
- 유수진. (2024년7월1일). [기업 이모저모] 기사화 원하지 않습니다? 연합인포맥스. https://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15327
- 박정선. (2020년7월29일). [초점] 연예인 SNS의 기사화, 왜 ‘사적’ 영역이 될 수 없나. 데일리안. https://www.dailian.co.kr/news/view/908238/?sc=Naver
- 김지영. (2024년11월6일). “천박하고 무례해”…진서연, SNS 의미심장 저격글.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118475
- 김윤화. (2024년5월15일). 세대별 SNS 이용 현황. 정보통신정책연구. https://www.kisdi.re.kr/report/view.do?key=m2101113025790&arrMasterId=4333447&masterId=4333447&artId=1674096
- 저작권법 제2조 제25호
- 저작권법 제11조 제1항
- 저작권법 제28조
- 서울중앙지법 2016. 7. 21. 선고 2015가단5324874 판결
- Sinclair v. Ziff Davis, LLC, No. 1:2018cv00790 – Document 41 (S.D.N.Y. 2020). (n.d.-b). Justia Law. https://law.justia.com/cases/federal/district-courts/new-york/nysdce/1:2018cv00790/487498/41/
- Boesen v. United Sports Publications, Ltd., No. 2:2020cv01552 – Document 39 (E.D.N.Y. 2021). (n.d.). Justia Law. https://law.justia.com/cases/federal/district-courts/new-york/nyedce/2:2020cv01552/446709/39/
- Sands v. CBS Interactive Inc., 1:18-cv-07345, (S.D.N.Y.)
검증 내용
- 법리적 검토
한국의 저작권법 제11조는 저작자가 ‘그의 저작물을 공표하거나 공표하지 아니할 것을 결정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공표’란 ‘저작물을 공연, 공중송신 또는 전시 그 밖의 방법으로 공중에게 공개하는 경우와 저작물을 발행하는 경우’를 말한다(동법 제2조). 따라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자신의 계정에 사진 또는 글을 게시함과 동시에 저작자로서의 공표권을 취득하고, 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언론에 의해 인용될 때 또한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다. 즉,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자신의 게시물이 기사 등을 통해 외부에서 재생산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다.
한편, 동법 제28조(공표된 저작물의 인용)는 공표된 저작물을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할 수 있음을 규정함으로써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여러 매체에서 유명인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인용해 보도하고 있으나 저작권법에 반드시 위배된다고 볼 수 없음이 이 때문이다.
그러나 동법에서 각기 보장하는 저작자와 언론의 권리 및 자유 중 어느 것이 다른 쪽에 우선하는지는 명확하게 가려낼 수 없다. 저작자가 게시물에 ‘기사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명시함으로써 인용보도를 거부했을 때, 이러한 의사에 반하여 해당 게시물을 기사화함이 ‘정당한 범위’와 ‘공정한 관행’에 해당한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특히 동법이 ‘정당한 범위’와 ‘공정한 관행’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지 않으므로, 소셜미디어 인용 보도의 적법성을 물어야 하는 경우에는 각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판례를 참고하여야 할 것이다.
- 국내외 사례 분석
국내 판례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취재원으로 활용해 보도한 사례에 국한하지 않고 개인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제3자가 무단으로 이용한 경우까지 초점을 맞추어 조사하였다. 또한 2023년 기준 한국 내 소셜미디어 이용자의 48.6%가 인스타그램을 이용한다는 점을 고려해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주요 쟁점인 사례를 살펴보았다(KISDI, 2024). 아울러,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 수를 확보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 플랫폼’이 위치한 미국을 주요국으로 선정해 해당 국가의 판례를 통한 해외 사례 분석을 진행하였다.
- 국내 판례 동향
- SNS 게시 사진 무단 활용 사건
- 사건 당사자 및 사건의 개요
원고인 A씨는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개인 사업을 위한 영업 활동을 해왔으며, 그중 인스타그램에 ‘파리게이츠’ 상표의 골프웨어를 입은 자신의 사진을 게시하였다. 피고1인 B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파리게이츠’ 센텀시티점이 운영하는 네이버밴드에 원고의 사진을 동의 없이 게시하였다. 또 피고 회사(주식회사 크리스패션) 또한 자사의 페이스북에 A씨의 사진을 동의 없이 게시하였다. 이에 원고는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였다.
- 쟁점 및 법원의 판단
피고들은 인스타그램 홈페이지에 게재된 개인정보취급방침의 다음 항목에 따라 사진을 정당하게 사용했음을 주장하였다. 해당 내용은 다음과 같다.
회원님은 서비스를 사용함으로써 인스타그램이 사용자가 사진, 댓글, 기타 내용 등 게시물(사용자 콘텐츠)을 서비스에 게시하고 사용자가 게시물을 공개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이에 동의하게 됩니다. 즉 서비스를 통해 전체 공개하신 사용자 콘텐츠를 다른 사용자가 이 개인정보취급방침의 약관 및 인스타그램의 이용약관에 따라 검색, 조회, 사용, 공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용약관이 사용자의 콘텐츠를 임의로 사용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영리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까지 허락하는 것으로는 해석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 시사점
– 본 판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개인의 게시물이 동의 없이 제3자에 의해 영리의 목적으로 재게시되어 초상권의 침해가 발생했을 때, 저작자의 권리는 설사 저작자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특정 개인정보처리방침에 동의했다 하더라도 이용약관의 강제성에 우선함을 확인한 사례다.
o 주요국 판례 동향
(미국) Sinclair v. Ziff Davis, LLC
⦁ 사건 당사자 및 사건의 개요
– 원고(Stephanie Sinclair)는 전문 사진작가로서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사진 공유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에 공개적으로 게시하였다.
– 피고2(Ziff Davis)의 자회사이자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인 피고 1(Mashable)은 직원을 통해 원고의 사진 이용에 대한 동의를 구했으나 원고가 거절 의사를 밝혔다.
– 그러나 피고 1은 ‘엠베딩(embedding)’ 기능을 활용해 원고의 사진을 자사 콘텐츠에 포함해 게재했다.
– 이에 원고는 피고들에게 사진 게시를 중단하고 저작권 침해에 따른 보상을 요구했으나 피고들이 거절하자 소를 제기하였다.
⦁ 쟁점 및 법원의 판단
– 인스타그램은 데이터 정책에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공개 정보는 검색 엔진, API 같은 제3자 서비스, TV 같은 오프라인 매체와 앱, 웹사이트, 저희 제품과 통합된 기타 서비스를 통해 보거나 액세스하거나 다시 공유하거나 다운로드할 수도 있습니다.”
– 법원은 원고가 데이터 정책에 따라 인스타그램이 자신의 사진에 대한 2차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이를 제3자에게 인가할 권리 또한 허용한 것으로 보았다.
– 피고 1이 원고의 사진을 재게시하기 위해 이용한 ‘엠베딩’ 기능은 인스타그램의 데이터 정책이 명시한 ‘API’ 서비스를 활용한 기능이므로, 법원은 피고 1이 인스타그램으로부터 정당한 2차 라이선스를 취득한 것으로 간주하고 저작권 침해행위가 발생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았다.
⦁ 시사점
– 소셜미디어의 약관이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는 저작자의 동의가 부재한 경우에도 소셜미디어상에 공개된 게시물을 활용할 수 있다는 법적 기준을 확립하였다.
(미국) Boesen v. United Sports Publications, Ltd.
⦁ 사건 당사자 및 사건의 개요
– 사진작가인 원고( Michael Barrett Boesen)는 테니스 선수 캐롤린 워즈니아키(Caroline Wozniacki)의 사진을 촬영한 바 있다.
– 해당 선수는 이후 자신의 은퇴를 발표하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원고가 촬영한 자신의 사진을 첨부하였다.
– 스포츠 뉴스 출판사인 피고(United Sports Publications)는 자사 잡지에서 해당 은퇴 선언을 보도하며 엠베딩 기능을 활용해 원고의 사진이 포함된 선수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온라인 기사에 삽입하였다.
–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였다.
⦁ 쟁점 및 법원의 판단
– 법원은 피고가 인스타그램 게시물의 내용(워즈니아키 선수의 은퇴 선언)을 보도하려는 의도로 엠베딩 기능을 활용해 기사에 원고의 사진을 첨부함은 전통적인 관행에 합치되는 “공정 사용(fair use)”이라고 보았다.
– 법원은 또한 피고의 행위가 영리적 성격을 띠지 않은 보도라고 보았으며, 원고의 사진을 단독으로 첨부하지 않은 기사는 사진의 시장 가치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 시사점
– 본 판례는 공적 관심 사안을 보도하기 위한 소셜미디어 게시물 인용이 저작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공정 사용으로 간주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본 사건은 또한 원본 게시물의 특정 맥락 내 활용이 인용 보도의 합법성 판단에서 핵심적으로 고려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본 사건에서 법원이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이미 공개된 공적 자료로 간주하여 저작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인용 보도할 수 있다는 직접적 판단은 내리지 않았으나, 공적 게시물의 공익적 활용이 공정 사용의 중요한 요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암시하였다. 이는 언론이 특정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기사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명시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보도 목적으로 인용함이 정당화될 가능성을 열어둔다.
(미국) Sands v. CBS Interactive Inc.
⦁ 사건 당사자 및 사건의 개요
– 전문 사진작가인 원고(Steve Sands)는 직접 촬영한 사진을 이미지 공급업체인 게티이미지(Getty Images)에 등록했다.
– 제3자 출판사인 이볼브 미디어(Evolve Media, LLC)는 게티이미지를 통해 원고의 사진 사용을 인가받은 뒤 해당 사진을 자사가 소유·운영하는 웹사이트(www.comingsoon.net)에 게재하였다.
– 프리랜서 작가인 댄 오티(Dan Auty)는 피고(CBS Interactive Inc.)가 운영하는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에 기사를 게재하며 원고의 사진을 사용하였고, 이때 출처를 원고가 아닌 이볼브 미디어의 웹사이트로 표기하였다.
– 원고는 피고가 사진을 무단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며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였다.
⦁ 쟁점 및 법원의 판단
– 피고는 기사에 원고의 사진을 활용함이 ‘공정 사용(fair use)’이라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가 공정 사용의 네 가지 주요 요소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였다:
① 피고는 사진을 창의적이고 변형적인(transformative) 방식으로 사용하지 않았으며, 상업적 목적이 존재하였음
② 단순히 사실을 묘사하거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저작자의 창의성이 반영된 사진을 사용하였음
③ 사진의 일부가 아닌 전체를 사용하였음
④ 피고가 원고의 사진을 사용함으로써 원본 사진의 시장 가치에 영향이 미쳤음
⦁ 시사점
– 본 판례는 설사 언론 보도의 목적으로 저작물을 사용하더라도 저작자의 권리 침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 ‘공정 사용’은 단순히 정당한 목적(언론 보도)의 존재만으로 성립하지 아니하고 그에 따른 기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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